제법 잘 차려입은 나그네가 문 앞에서 먹을 것 좀 달라고 청하자 주인 여자는 깜짝 놀라면서 대답하였다.
"죄송하지만, 지금은 먹을 게 하나도 없습니다."
"걱정하지 마시십시오." 나그네가 다정하게 말했다.
"내 가방에는 죽 만드는 돌멩이가 있습니다. 끓는 물에 그 돌을 집어넣으면,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죽이 될 것입니다.
커다란 솥을 준비해 주십시오."
주인 여자는 호기심이 생겼다. 화롯불 위에 솥을 얹어 놓고는 이웃집 여인에게 돌멩이에 대해 살짝 말해 주었다. 물이 끓기 시작할 즈음에는 죽 만드는 돌멩이를 보기 위해 온 마을 사람이 찾아왔다.
나그네는 돌멩이를 솥에 집어넣고 맛을 보고는 아주 흐뭇한 듯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.
"정말 맛있구나! 감자 몇 개만 더 있으면 참 좋을 텐데."
"우리 집에 감자가 있습니다."
한 여인이 말하고는 얇게 썬 감자를 듬뿍 가져와 솥에 집어넣었다.
나그네는 다시 한 번 맛보고는 말했다.
"최고로군!"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.
"고기만 좀 있다면 아주 맛있을 텐데."
다른 여인이 달려가 고기를 가져왔다. 나그네는 고맙다고 하며 솥에 집어넣었다.
그러고 나서 국물을 한 번 맛보고는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.
"아, 맛있다! 야채만 있다면 정말 완벽할 텐데."
한 아주머니가 집으로 달려가 당근과 양파를 한 바구니 가져왔다.
이것도 솥에 집어넣고 나서 나그네는 명령하는 투로 말했다.
"소금과 간장!"
"여기 있습니다."
"국그릇!"
사람들이 저마다 집으로 달려가서 국그릇을 들고 왔다. 빵과 과일을 가지고 온 사람도 있었다.
그러고 나서 온 마을 사람이 둘러앉아 죽을 먹기 시작했다.
나그네는 죽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. 모두가 기분이 좋아 웃고 떠들며 이 첫 번째 공동 식사를 즐겼다.
마을 사람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는 동안 나그네는 조용히 빠져나갔다.
죽을 먹고 싶으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적의 돌멩이는 남겨 둔 채 ...
개구리의 기도 2. -앤소니 드 멜로-
'천주교 > 교리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스크랩] 아무것도 너를 .... (0) | 2011.04.16 |
---|---|
[스크랩] 하산의 스승 (0) | 2011.04.16 |
[스크랩] 유다인 예수 (50가지 예수의 모습 중) - 안셀름 그륀- (0) | 2011.04.16 |
[스크랩] ㅡ가짜에는 가짜 ㅡ (0) | 2011.04.16 |
[스크랩] 왕의 혈통 (0) | 2011.04.16 |